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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급 불량학생을 해결하다(심각한 질투)

별님셋 2022. 10. 1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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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땐 순하면 손해??

 

 

첫째가 12살이 되었다. 그리고 내년엔 드디어 대망의 하이 스쿨을 간다. 나의 첫째를 우선 소개하자면 학교에선 정말 해피(happy)걸,이지(easy)걸이라는 소리를 선생님으로부터 항상 듣고 조용조용한 편에 속한다. 그래서 그런지 어릴땐 아이들한테 무엇이든 뺏기고 때로는 맞기도 하고... 성향이 맞지 않는 아이를 만났을때는 더 더욱 심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땐 재료를 골라가는 것 조차도 자기 욕심 안내고 다 친구한테 양보하고 엉뚱하게 집에 와선 자기도 그게 가지고 싶었는데 친구한테 줬다고 ... (손에 이미 쥐고 있는 것까지 어떻게서든 뺏어가는 애도 있다.) 그럴 정도로 다 내어주니 때때로 너무나도 답답할 정도였다.

사실 여기 학교 시스템이 두 학년이 섞여서 수업을 받다 보니 (우리 아이는 2011년 1월 생이라 2010년 6월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과 수업을 같이 듣는다.) 아이를 키워본 엄마라면 다 알거다. 아가일때는 정말 한 두달도 차이가 많이 난다. 한 두달 차이로 누구는 기고 걷는데 누구는 뛰어다닌다.

그렇기에 4살이 되어서 학교를 간다 해도 이미 5살 짜리들이 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 아이가 만약에 말이 조금 늦게 트였다던지 아니면 또래보다 작다던지 하면 얼마나 더 부족해 보이고 덩치에 밀리는지... (정말 매일같이 생각해도 이해가 안가는 시스템..ㅡㅡ) 그리고 확실히 1년 형아는 형아이고 언니는 언니 티가 확 난다. 부모들은 말도 그렇고 그 아이들이 별걸 하지 않아도 쎄 보이는?💪 매직에 걸린다.

그런 첫째가 학교를 갈때는 정말 마음을 많이 졸였다. 그러나 내 걱정은 그냥 기후에 불과했다. 생각보다 아이는 적응을 잘했고 자칭 인기쟁이였다. 플레이데이트 신청도 많아서 늘상 불타는 금요일이 되면 친구들이 집으로들 왔었다. 그리고 그 많은 생일 파티들은 어쩔... 지금 생각하면 그 많았던 걸 다 어떻게 갔었는지... 그래도 그때는 생일 초대를 못 받으면 우리 애만 못 받은 건가 싶고 그래서 서로 받았냐고 물어보기도 하는 그런 분위기?였다 ㅎ

 

 

 

 

 

이유 같지 않은 이유

 

그런 친구들이 함께 자라서 어느덧 Year-6 (6학년)가 되었고 특히 여자 아이들은 그런게 좀 있는데 뭐 클로즈프렌드(close friend  :단짝)라 그래서 친한 친구들끼리 그룹을 만들어서 놀기 시작한다. 그렇게 학교에서도 밖에서도 항상 친구들도 많고
즐거워하던 아이가 갑자기 얼굴도 어둡고 좀 예민해 보인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금방 알아차리는 에미는 그냥 눈치를 보고 자기가 맘이 내키면 말해주겠지 싶어 기회만 보고 있던 중에 첫째가 얘기를 꺼낸다.

"엄마 오늘 엘리가 나한테 고함을 질렀어요.. 런치 시간에..."


"어?" 왜???"


"친구들한테 얘기한거랑 나한테 얘기한게 틀려서 아닌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는 거짓말쟁이 아니라고~!" (그냥 소리를 지른게 아니라 고래고래~~~질렀다..는...)


"레인져가 봤어?" (학교마다 선도부 같은게 있어서 무슨일이 생기면 선생님께 알려주는 학생리더 식으로 있다. )


"아니요... 그리고 런치시간이 끝나서 다 가는 중이었어요.."

그렇게 아이는 학교에 돌아와서 "커넥트" 라는 학교 앱으로 그 아이랑 메일을 주고 받으며 뭔가를 계속 얘기했고 그러는 사이 그애가 나쁜말(욕)까지 하는 상태까지 왔다.  우리 첫째는 정말 이런 경우가 처음이니 당황한게 눈에 보였다. 그래서 어쩌다가 그 아이랑 이렇게 됐냐고 물어보니

원래 그 아이는 자기네들이 노는 그룹이 아니란다. 그리고 걔는 이미 학교에서도 저학년이나 자기 친구들한테 막말도 많이 하고 아이들 음식도 막 뺏어 먹기도 하고 (아이들 음식에 절대로 손대면 안됨! 서로 쉐어도 못함! 알러지 때문에..엄청중요)때로는 저학년 노는 곳에 가서 장난감이나 공을 발로 차 버린다던지 하는 행동으로 이미 아이들이 많이들 싫어한다고 했다.
근데 그런 애가 이미 3학년때부터 자기 그룹도 싫어했고 가끔씩 와서 시비도 걸고 괴롭혔다고...

근데 왜 얘기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걔는 원래 다른 그룹에도 그렇게 하기도 하고 그냥 다들 신경쓰지 않는다고... 근데 하필이면 걔 친구가 첫째 그룹으로 와서 놀고 싶어하니까 (우리 첫째랑 어릴때부터 친하던 친구가 다른반이었다가 6학년이 되면서 같은 반이 됨) 심술나서 그러는 것 같은데 자기한테 유독 심하다고 그리고 항상 첫째한테 이렇게 얘기한다고 한다.


"왜 너만 항상 스폐셜하냐고~!"


아무리 생각해도 질투하는 것 같았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첫째에게 물어봤다 어떤게 스폐셜한거냐고. 첫째 얘기를 빌리자면 도시락도 매번 엄마가 정성들여서 싸주고 ...흠...(그래 엄마가 도시락에 좀 집착?하긴 하지????) 친구들이 도시락을 부러워 한다는 얘기는 자주 했는데 난 사실 특별하게 무얼 잘 싸주지는 않는다. 그냥 도시락을 꾸준히 싸준다.  매점에 음식이 정말 별로이기 때문에 ... 그리고 한동안 코로나도 너무 심했기에... 매점에 도시락을 시켜서 먹는다는 것 자체가 좀 그렇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가 유치원(pp)를 다니고 있을때 미세스 로버슨이 항상 하시던 말씀이 한국인들이 도시락을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건강한 음식들을 많이 먹이는거 같다 하시면서 항상 한국인들 칭찬을 많이 하셨었다. 그렇기에 비단 우리 첫째만 특별한게 아닐거다.

이유는 너무 많았다. 엄마가 뭘 만드니(코바늘:키고리 인형) 친구들이 구경하면서 모여드니 것도 질투가 나고... 이번에 게이트 시험도 우리 첫째 혼자만 좀 멀리 미술로 가게 됐는데 그것마저도 "넌 왜 잘하냐" 는 둥 뭔 시덥잖은 이유가 그리도 많은겐지... 그리고 자기 그룹에 와서 항상 이렇게 얘기를 한단다.


"얘들아 내가 요새 공부가 좀 딸리는 거 같거든 너네가 내 공부를 좀 도와줘야겠어~!"


그럼 다른 친구가 그렇게 얘기한단다.


"야~! 니 공부를 왜 우리한테 얘기해! 그건 선생님이랑 얘기해!


뭐지??? 이건 정말 뭐지 싶었다. 이런 뭐 멍 같은 경우가 있단 말인가... 이런건 보통 틴에이져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인줄만 알던 엄마는 정말 충격 아닌 충격... 그러면서 우리 첫째의 얼굴은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스포츠카니발(운동회)에서도 별로 웃지도 않고 시무룩했다. 친한 친구들이 옆에 있어도 모든게 의욕이 없어 보였다.

 

 

 

 

멍든 사과 🍎

 

운동회를 하던날 엘리와 우리 첫째를 학교 상담 선생님이 불러서 모든 아이들 앞에서 친구에게 고함을 지른 엘리한테 사과를 하라고 했단다. (그날 늦게 본 선도부가 그 다음날 상담사에게 얘기를 함) 그리고 왜 그랬던건지 그 이유에 대해서도 우리 첫째에게 얘기를 하라고 그치만 돌아오는 답변이 집에서 스트레스 받아서 그냥 화낸 거라는 말을 했다고...뭐라? 어이가 없었다. 그말을 듣고서까지 그냥 있을 수는 없었다. 이게 며칠 안에 다 일어나고 있는 일이었기에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아이가 너무 의기소침해질 것 같았다.

 

동생들이 다 자러 가고 첫째를 불렀다. 그리곤 같이 얘기를 시작했다. 엘리한테 집안관련 얘기를 들었을때 기분이 어땠냐고 물어보니까 그것마저도 다 거짓말이고 이미 친구들도 다 알고 있는데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계속 너가 나한테 그러는 이유에 대해서 말하라고 그랬고 친구들 앞에서 그러는 건 니가 잘못한게 맞다고 해도 자꾸 다른 소리만 한다고.. 그리고 여지껏 둘이 주고받은 메일을 모두 삭제시키고 없앴다고 했다. 정말 맹랑한 아이구나 싶었다.그래서 그럼 이제는 마지막으로 딱 한번만 이메일을 보내자고 그랬다. 그리고 내용에는


너네 집안 일은 내가 상관할 일이 아니니까 니가 알아서 너네 집에서 해결해야지 나한테 니 스트레스를 풀 권리같은 건 어디에도 없다! 한번만 더 이런일이 생길 경우 학교에 직접 우리 부모님이 연락을 해서 너네 부모님이랑 집안에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어서 엘리가 우리 아이린한테 자꾸 이러는건지 직접 물어보겠다고 우리 부모님이 그렇게 얘기하라고 했다고!

그리고 우리 공주한테도 얘기했다.


"윤채야 엄마가 우주면 그 우주속에서 반짝이는 별은 우리 윤채야! 근데 우리 윤채가 슬퍼하고 힘들어 하면 우주도 같이 빛을 잃고 희미해져... 엄마 아빠는 항상 니 옆에 있고 언제든지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 그리고 니가 학교에서 사소하게 잼났던 일부터 어쩌면 이렇게 말하기 힘들 수 있는 것까지 다 얘기해 줘서 너무 고마워!"

"니 옆에 너를 사랑하는 가족이 항상 있다는 거 꼭 기억하고 무슨 일이 생겨도 용기내고 할말 꼭 하고 너만 당당하고 항상 솔직하면 널 이길 사람은 없어! 엄마가 너의 일을 뭐든지 다 해결해 줄 수는 없어...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해 왜냐면
니가 이미 많이 커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을테고... 그렇게 하고 싶은 것도 있을테니까~ 그치만 좋은 팁은 언제든지 많이 줄 수 있어. 왜냐면 엄마 아빠는 너보다는 올드하니까!" ^^ 같이 해결할 수 있는게 있으면 그렇게 해보자!

 

우리 첫째 눈동자가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며칠동안 얼마나 고민이 많았으면 눈물이 그렁그렁해선...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진실은 너머에 있지 않다.. 바로 옆에 있다

 

그렇게 걱정이 많았던 시간은 흘러 어느새 다음날 방과 후가 되어 있었다. 근데 첫째 교복 칼라에도 티셔츠에도 뭔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게 아닌가???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까 오늘 학교 교장실에서 첫째를 불렀고 거기서 여교감 선생님께서 여지껏 "커넥트" 앱으로 엘리와 주고 받던 메일이 다 모니터링 되고 있었다 하시면서 그 아이가 삭제를 시킨 메일도 그냥 줄만 쭈욱 그어지는 형식이라 다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거짓말이랑 욕한거 다 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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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정말 현명하고 침착하게 잘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멋있었다고 그리고 엘리는 계속 학교에서도 예의주시한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그러면서 스티커를 잔뜩...

 

 

태권도 2단이다 덤비지 마라 요 녀석아! 호랑이 발톱 감춘 이뿌니~!

 


학교에서 이제 부모님 개입이 있어지기 시작하니 미리 막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우선은 다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안심도 되고 그나마 아이들이 좀 안전하단 생각도 들었다.  기분은 좀 어떻냐는 말에 그저


"그냥 그래요..괜찮아 지겠죠.." 한다.


상처가 쉬이 아물지 않을 것 같다.  몇주가 지난 지금도 가끔 시비를 건다고..( 2단 옆차기 한방이면 끝날 것을....🥋 많이 참았다 우리딸~!! 장하다~!!! )


"아이린! 넌 너무 스폐셜해~!"


그래! 우리 아이린이 좀 스폐셜하긴 하지~!!


별이 빛을 잃으면 우주는 암흑에 갇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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