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하루차이...그 정점을 찍다
너네는 어찌하면 그리 올 수가 있노
오늘은 아이들의 생일 파티를 한다. 아이들?이라고 하면 좀 이상할 수 있겠으나 우리 둘째와 셋째는 생일이 하루 차이다. 그리고 그 하루 차이마저도 몇 시간 차이 ㅋㅋㅋ 셋째 유도분만 하러 간 날 하루만 더 당겨 줄 수 없냐고 사실 우리 둘째랑 생일이 하루 차이인데 ... 이왕에 유도를 할 거면 같은 날에 어찌 안 되겠냐며... 뭐 근데 하늘이 거부를 하신 건지 우리 셋째가 거부를 하신 건지.... 방이 없단다 ㅋㅋㅋㅋ 도리어 우리 셋째가 방을 못뺐...ㅍㅎ
그리하야 생일이 하루밖에 차이 나지 않는 두 녀석들의 생일을 매해!.. 매번! '같이 할 것인가!'...'따로 할 것인가!'를 두고 엄마의 머릿속은 홀로 솔로몬의 심판대에 선다.... 같이 하자니 좀 미안한 것 같고... 따로 하자니 몸이 박살? 나고...ㅋㅋㅋ 사실 따로 2번 정도를 한 적이 있는 것 같다. 근데 매번 나는 몸살이 났고 삭신이 녹는 것 같은 고통을 며칠씩 견뎌내야 했다. 엄마는 휴일이 없으니까..ㅜㅜ
어떤 이는 "그냥 같이 하면 되죠!" 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엔 고민이 되는 나의 어린 시절이 있다. 난 형제 많은 집에 태어나서 매번 생일이 없었다. 우리 엄마는 아빠 그리고 남동생 제외하곤 딸들의 생일을 누가 됐던지 기억하신 적이 없다ㅋ (조혜련씨 친정 엄마 빼박! 아들밖에 모르심 ㅋ)
혹여나 케이크가 생기는 날이면 언니 생일이었고 그마저 난 "응답의 덕선"이 마냥 그 케이크에 초만 빼고 다시 불 붙여 며칠 뒤 다가올 내 생일을 해야 하는...ㅜ 그 억울한 일을 아무렇지 않은 듯 견뎌내야 했다. 그렇기에 '하루 차이라도 그냥 따로 해주자!' 였는데 나의 몸뚱이는 정말 버텨내지 못했다ㅋㅋ
사실 같이 생일을 해줘도 매번 반드시 생일 케이크는 두 개씩 선물도 뭐 더 많이씩? ㅋㅋㅋ 뭐 그렇게 해 준다 ㅎ 정말 생일 케이크는 자기 걸로 똭~! 무조건 먹고 싶은 걸로 ~~~ 자기꺼니까 ㅎㅎ 종류 불문! 크던 작던 뭐이든지 오케이~! 한명꺼로 두 명 몫을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엄마 ㅎ 누구 하나 마음속에 못 받는 것으로 서운함이 생기는 건 싫다.
예전에 제임스와 내가 이런 것으로 실랑이를 벌인 적이 있다. 지인들과 놀러를 가기로 했는데 바다낚시를 간다고 하는 거다. 그래서 급히 낚싯대가 필요해서 사러 가던 도중 제임스가 막둥이도 좀 어리고 둘째 린이는 자기 꺼 쓰고 첫째 꺼만 사준단다 좀 좋은 걸로... 물었다 얼마짜리 생각하고 있냐고 그랬더니 100불 언저리 생각하고 있다고... 그래서 제임스에게 얘기를 했다.
어리다고 자기 것이 없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절대 아니고 아쉬워 빌려주듯 남의 것을 준다고 해도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다 안다고.... 그러니 100불을 3등분해서 아직 아이들이 어려 분명히 얼마 안 쓰면 좋은 것도 부러지기 쉽상이니 나누어서 싼 거를 3개 샀으면 좋겠다고 했다.
처음에는 이런 것에 조금 의아하게 생각한 제임스는 내 것이 별로 없었던 나의 어린 시절 넷째의 서러움을 듣고는 (혼자 자랐기에 모든 게 다 자기 것이었으므로 이해 못 할 수도 있는 제임스..) 언제부턴가 정말 뭐든 공평하게! 어리다고 억울하지 않게! 뭐든 똑같이 가지게 해 주었다 나와 같이 ~ ㅋㅋ 그저 양의 차이! (먹는 것ㅎ)가 있을 뿐 누구 하나 없는 적도 모자란 적도 없다.
물건을 사거나 할 때도 꼭 다른 것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이 언니나 동생과 같은 경우는 이름표를 달아서 구분을 해준다. (엄빠 의사 없음!) 내 눈에 이뻐 보이는 것은 남의 눈에도 똑같이 이뻐 보이므로 개취는 무조건 존중!~ 그리고 따라 사는 것이 아님을 꼭 얘기해 준다.
그렇게 부족하지 않게 챙겨 주고 싶은 엄마의 체력도 주중에는 도저히 할 수가 없는 지경이 왔고 (저질 몸뚱이...) 혼자서 파티 준비를 하다 보니 몸은 똑같이 만신창이가 됐다. 그리하여 이번 해에는 그냥 주말에 하자고 아이들을 설득하는 엄마 ㅋㅋㅋ (온갖 권모술수~~~) 그래도 좀 아쉬워하는 눈치지만 엄마 말에 오케이 해준다. 고마운 우리 공주들~
사실 아이들 생일 당일에는 학교 매점에 케이크를 미리 주문해서 파티팩과 함께 반으로 보낸다. 그러면 케이크는 점심시간에 반으로 배달되어 아이들과 함께 축하를 한 뒤 케이크는 다 같이 나눠먹고 파티백은 방과 후에 우리 아이가 친구들에게 한 명 한명 나눠주게 해 준다. 작년에 비눗방울과 스낵백을 달아 주었더니 정말 인기 만점이었는데 그게 좋았었던지 애들이 다시 그걸로 해 주고 싶다 해서 올해도 케이크와 함께 준비했다.
일요일 아침~ 작전상 제임스가 아이들 둘만 데리고 축구를 갔다. 인기척에 깬 큰 공주가 새벽부터 일어나 비어있는 침대 속으로 쏙~ 들어온다. 한쪽 눈만 겨우 뜨고 엄마는 옆 실눈으로 희미한 미소를 보낸다. (안나 더 자고 싶....ㅠ)
어제부터 자기가 더 들떠서 동생들 선물을 사러 다닌 우리 공주 왈 "엄마 잠 깨면 같이 준비해요~!" 한다 ㅎㅎ 그래도 엄마 정신 차릴 시간도 줄 쭐 아는 우리 공주님 (케 감동) 오늘도 엄마는 분주히 움직여야 한다. 얼른 털고 일어나 먼저 풍선부터 장식하기로 한다.
숨을 내장부터 끌어올려 풍선에 불어넣는다. 몇 개 불었다고 벌써 어질어질... 가슴 언저리가 뻐~근....ㅠㅠ 근데 풍선이가 이상하다?
"으잉??? 야가 와 이라노~! 머선 일이고????"
보니 Y 자 넘이 배실배실 넘어간다? 허얼~ 뭐 이런 멍 같은 경우가...ㅠ 다시 심폐소생을 해 봐도 역시나 죽어가는 두 녀석들~~ 에라이 씨! 테이프로 응급조치를 해 봤으나 실패를 반복한 이 괘씸한 것들을 심히 버리고 싶었으나.... 그냥 쭈그리로 쓰기로 했다...ㅠㅠ( 아침부터 문 여는 곳도...살 곳도 없.....😫)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풍선 장식은 제법 포토 존이 됐다. 오~~~~ 좋았쓰~ 좋았쓰~~~~ ㅋㅋㅋ 이젠 주부 9단이 또 똭~~~~ 그래 오늘도 딱 세가지만 하자... 등갈비, 미역국 그리고 잡채! 분주히 움직여본다 점점 특화되어 가는 엄마의 손~~! 대기 타고 있던 커다란 고기 꺼내 해체를 해서 보관용, 잡채용 그리고 국용으로 나눠 손질을 해 두고 안팎을 분주히 다니며 안에선 잡채 밖에선 미역국이랑 등갈비를 열심히 준비해 본다.
급히 정리하며 뛰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공주들이 올 시간! 10시 즈음 아이들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얼른 냉장고 옆에 숨어서 카메라부터 드는 엄마 문 열자마자 "우와~~~~~" 너무나도 좋아하는 우리 공주들~~ 서툰 솜씨로 매번 실수투성이라도 이렇게 마구마구 좋아해 주니 이런 모습들이 보고 싶어서 준비를 안 할 수가 없네 그려 ㅋㅋ 그러더니 첫째는 태블릿을 들고 동생들 찍어주기 바쁘다.
"이렇게 해봐! 저렇게! ~~ 풍선 들고~~~! 날려!~~ ㅋㅋ
'그래 파티는 이렇게 흥분되고 재밌어야 되는 거지?' ㅋㅋ
한참 남은 요리를 하고 있는 나에게 갑자기 막둥이가 다가온다. 정말 심란한 얼굴을 해 가지고선....
"엄마 근데 오늘 우리 어디 안 가요?"
"오잉???? 오늘 우리 어디 가야 하는 거야???" 했더니
그렇단다.... 켁~! 생일이니까 파티도 하고 어디도 가야 한다고 ㅋㅋㅋ (생각해보니 작년엔 한국에 이모야가 용돈 줘서
고기 구워 먹으로도 감...) 그리고 친구는 안 오냐며...ㅠㅠ
"오늘???? 친구 안 오는데?"
하면서 주방 쪽으로 갔다가 오니 운.... 다...... 허얼.....ㅜㅜ 눈에 눈물이 가득가득... 소리도 안 내고...
하....... 그래... 이제는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기쁨이 아니라 아이들 기준에서 맞는 기쁨이 따로 있는 것인데... 엄마가.... 너무 엄마가 줄 수 있는 것에서만 기준을 뒀구나. 너네가 생각하는 생일의 재밌음은 따로 있는 것인데.. 생각이 또 많아지기 시작하는 안나....
좋은 날에 아까운 눈물을 흘리고 있는 막둥이를 아빠랑 케이크를 사 오라며 얼른 보냈다. 오늘도 역시나 케이크는 두 개가 될 예정! 둘째는 치즈케이크 샵에 파는 블랙 포러스트를 산다 하고 셋째는 크리스피 도넛에서 오리지널 도넛을 사서 도넛 케이크를 만들고 싶단다 ㅎㅎㅎ 취향들 보소~~~~ㅋㅋ
S.O.S
애들을 보낸 뒤 급하게 절친 동생에게 구조요청을 했다. (셋째 임신 동지!) 오후 즈음 와서 놀다가 저녁밥 같이 먹자고... 근데 동생도 이미 아이들 생일이 있는 걸 알고 있는 터라 흔쾌히 와 준단다.우선은 막둥이의 슬픔은 모른 척 한채 첫째에게만 알려준 뒤 남은 파티 준비를 해 본다. 정말 궁둥이 붙여 볼 새가 없다 ㅠㅠ
두어 시간 뒤 즈음 갑자기 문을 쿵쿵쿵~~~ 애들이 화들짝 놀라 문을 연다. 짜잔~~ 초대 손님들~~~ 너무나도 좋아하는 우리 공주들~! 점저를 위한 생파가 급히 준비된다. 초에 불을 붙이고 둘째 노래부터 부른다 ㅎㅎ 둘째가 생일이 빠르니 ㅋ 그리고 한번 더 셋째 노래 불러주기~~~ ㅋㅋ 너무나도 좋아하는 공주들 ㅎㅎ 소원을 야무지게 빌고 초를 끈다.
이제는 선물 오픈 타임~~ 먼저 큰 언니야가 동생들에게 선물을 준다. 쇼핑센터 갈 때마다 동생들이 가지고 싶다고 했던 캐릭터 인형들을 기억하고 있다가 센스 터지게 선물로 주니 아이들 함성 소리가 터진다. 아주 난리가 났다 ㅋㅋㅋ그리곤 이모야가 주는 선물들~ 요새 책에 완전 빠져 있다고 하니 첫째 선물까지 준비해 온 세상 센스 넘치는 동생이가 안 그래도 예쁜데 더 예쁘기만 하다.
두둥~ 엄마의 선물은 아빠 생일 끝나자마자 주문한 "어몽어스와 피우피우" 어제 안 그래도 "엄마! 내 어몽어스는요?" 하길래~
"아 맞다! 근데 엄마가 바빠서 어떻게 다 만들겠어? 한번 해볼게"~
했더니... 섭섭한 나머지 말도 못 하고 구석으로 가서 눈이 시뻘개 지는 둘째를 보고선 '아... 너무했나!'.....싶었지만.... 이벤트는 이벤트이니... 조금만 참자 했다. 그래서 그런 건지 아주 좋아서 펄쩍펄쩍 뛴다. "엄마 너무 예뻐요!"~~~~ 하면서 ㅋㅋㅋㅋ 막둥이는 내일 학교 가져간다고 이미 가방에 달아 놨다 ㅍㅎ 귀여운 내 새끼들~~~
그렇게 맛있는 식사도 하고 놀다 보니 어느새 밤이 된다. 어찌 이리도 시간은 빨리도 가는 것인가...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게임도 하고 열심히 놀더니 또 많이 아쉬운지 "파티 끝~~!!!" 하니 "벌써요?????? " 한다 ㅋㅋ (엄빠의 선물은 닌텐도 스위치) 그래 오늘은 엄빠도 너희도 즐겁구나 다음 해부터는 친구들이랑 꼬옥 같이 해줄게~~ ^^
친구들이 가고 같이 후다닥 정리를 했다. 열심히 설거지를 한 제임스가 없어서 방에 가보니 이미 기절..
"여보야 고생했어요~ 우리 꿈속에서 만나자요"~~~ㅋ
행복한 하루였다
누구의 기억에도 없던 내 생일
어느 날 첫째가 나한테 묻는다.
"엄마! 엄마는 어릴 때 생일 선물 뭐 받았을 때 제일 좋았어요?"
생각해보니 난 한 번도 생일 선물을 받아 본 적이 없는 거다. 그래서
"잘 모르겠는데? 사실 어릴 때 생일 선물을 받아 본 적이없어서 엄마는 잘 모르겠어" 했더니
첫째 왈...
"할머니가 안 줬어요? 왜요? 생일파티도 없었어요?"
그래서 생일 파티해 본 적 없다 그랬더니
"엄마를 사랑하지 않았어요?" 하는 거다!
흠...... 아이들 기준의 사랑은 이런 것으로도 단순하게 나뉠 수 있는 건데... 나의 어린 시절은 많이 서러웠겠구나 싶었다. 그래서였을까? 회사 입사 후 처음 내 생일날 책 선물을 회사 친구가 사준 적이 있었다... 근데 난 너무나도 부담스러웠다... 생일 선물이 처음이었고... 이걸 받아도 되는 건가 싶고 ㅋ 그리고 회사 친구들이 생기고 그 친구들에게 생일을 챙김 받기 시작했을 땐 너무나도 어색해서 그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 가시 방석 같았다.
내가 생일상을 제대로 받기 시작했던 건 아마도 회사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였던 것 같다. 기숙사에서 지내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집에 와서 너무 얼굴을 볼 새가 없으니 엄마도 딸램이 그리웠던지 언제부턴가 사회대접 받을려면 생일밥 먹어야 한다며 차려주셨던 기억이 있다.
엄청 당혹스러워 하는 첫째에게
"할머니가 일을 하신다고 너무 바쁘셨고 어쩌면 아이가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 어려우셨을 수도 있을 거야.. 우리를 사랑하셨지만 그때는 할머니도 너무 힘드셨어"...
했더니 이해 못 하는 눈치다 ㅋㅋㅋ 뭐 그럴 수 있지!
"그치만 엄마는 아빠를 만나서 생일을 매번 챙겨주는 사람이 생겼고 이제는 너희가 엄마를 챙겨주니 엄마 생일날이 오면 너무 행복해~!" 했다 ㅎㅎㅎ
그랬더니 "이제 우리가 엄마 아빠 다 챙겨줄게요!"~ 한다 ㅋㅋ 그 조그마한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이 온 우주를 덮을 만큼 온화하고 너무나도 향기로웠다.
사랑도 받아 본 놈이 받을 줄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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