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

결혼기념일 여행! 첫째 발에 금 가버리다....어이없는 호주병원

별님셋 2022. 11. 6.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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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어도 웃는게 아니야

 

아주 아주 핫한 여름은 우리 결혼기념일이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기념여행을 가기로 했다. 사실 집에서 보내는 것도 좋은데 요즘은 어디든 나가고 싶더라~~(콧구녕 바람 쪼아~~) 그냥 어디든 좋으니 나가면 다 좋은 듯 싶다.

우리 집은 캠핑을 가도 여행을 가도 짐은 항상 많은 것 같다. 보통 수영장 있는 곳으로 가기 때문에 수영복도 인당 3개씩은 돼야 돌려 입기도 하지만 바다로 갈 때는 또 긴 것으로 입어야 하니 짐은 순식간에 늘어난다. (매번 짐에 싸여감) 아무리 줄여보려고 해도 안됨 ㅋㅋ 줄이는 순간 가서 놀리다 보면 후회...ㅋ

보통 수건이 다 비치되어 있더라도 우리가 쓰는 수건들이 또 있으니 ㅎㅎ 것도 부피가 만만치 않다. 이번 여행은 근처로 가기로 했다.  우리집에서 차로 45분? 쯤 걸리는 "만두라" 라는 곳이다. 가끔은 멀리 가는 것도 좋으나 보통 2박 3일 정도는 가까운 거리가 점점 편하기도 하고 사실 우리는 리조트를 가면 거의 집콕 수준으로 박혀 있는 편이라 멀리 가나 가까이 가나 거기서 거기인 듯 ㅎ

애들이 전날부터 들떠서 짐들이 잔뜩이다. 어디서 그 많은 인형님들을 챙기신 건지 한 사람은 위에서 누르고 한 사람은 잠그고... 아놔 진짜~ 또 인형 천지 되게 생겼네! 우리 첫째랑 둘째는 태권도를 한다.  그러니 다녀와서는 좀 피곤할 수 있으니빡빡하지 않게 미리 다녀오기로 했다.

근데 태권도를 마치고 온 첫째가 발이 아프단다. '오잉????' 발 등에 멍이 살짝 보이고 약간 부어있다? 이건 또 뭥미??? 왜 이렇게 된 건지 물어보니 착지하다가 태권도 도장 매트 사이로 잘못 착지되면서 발이 살짝 꺾였단다. 우선은 냉찜질을 계속해보고 근육 스프레이(볼타렌)도 뿌려서 나름 진정시키고 잤다.  근데 아침이 되니 더 붓고 아예 걷지를 못한다? 그리고 어제는 없던 멍이 발바닥에 보인다.

태권도장에 혹여 증상을 물어봤더니 부러진 게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하는 거다.

 

'헉....! 부러져?????'


덜컥 겁이 난 나는 제임스에게 우선 연락을 하고 여행 당일이지만 병원을 가서 보는 게 낫겠다고 했다.  일을 마치고 온 제임스가 급하게 첫째를 데리고 응급실로 가고 난 나머지 짐을 정리하기로 한다.

가슴 졸이는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제임스한테 연락이 온다.


"여보.. 금이갔는데... 거의 부러진 수준이래요.."


끝만 살짝 붙어있는 상태... 울고 싶었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지... 완전히 부러졌으면 통으로 석고 깁스를 해야 하는데 그래도 좀 붙어있어서 반깁스로 가능하다고 했다 한다...


'하늘님 감사합니다....'🙏




거의 부러진 수준의 금이라고...ㅠㅠ



 




결국 첫 공은 반깁스를 하고 집으로 왔다. 한여름에... 푹푹 찌는데.... 이 일을 어찌할꼬... 그리고 학교 캠프(수학여행)도 있다는데... 거기서 각종 물놀이랑 카약도 탄다고 하는데....ㅠ 다 못하게 생겼다.. 너무나도 실망스러워하는 딸램 얼굴을 보고 있자니 하염없이 짠하다....

그랬거나 일단 우린 가야 한다. 시간이 거의 오후 5시가 되어간다. 그래도 갈 길이 멀지 않아 천만다행...??? 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말입니다.... 체크인하는 직원 퇴근함 ㅍㅎ 어이 상실 ㅋ (와이파이 번호도 못 받고... 진짜 엉망이었다...)

급하게 짐을 풀고 있는데 나머지 공주들이 동이 났다. 물놀이를 하고 싶은게다.  ( 눈치도 없어야 하는 신난 공주들 뒤로.... 싸한 큰언니 표정 어쩔.... 애들은 눈치가 없어야 정상이니..) 우리 첫공 완전 입. 툭. 튀....


'태권도를 괜히 오늘 하라고 했나????'


'근데 이리 다칠 거였으면 다른 곳에서 다치지 않고 또 그나마 안전한 곳인 태권도에서 다친걸 다행이라 해야 하나...'


별의별 생각이 드는 이상한 안나.....(미안해서...😢) 늦어도 꼭 수영 하겠다는 공주들을 데리고 밥 먹기 전에 잠깐이라도 놀리고 오겠다며 제임스가 데리고 나간다. 우리 첫공 입 더 나온다... 결국 절뚝거리면서 한참 뒤에 출발한다... 보기라도 할 예정.. 첫공을 본 제임스가 언능 뛰어와 업고 들어갔다. 들어서자마자 안타까운 시선이 모인다.... '이 더운 날 물놀이 못해서 어쩌누..' 하는 눈빛들...




안타까워 하는 눈빛들...



그렇게 첫날이 지났다. 아침이 되니 물놀이 못 하는 모든 불만이 봇물 터지듯이 터지는 첫공... 할 수 없이 넓은 튜브라도 사 보겠다고 나간다. 근데 뭐 이렇게도 살만한 게 없는 건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오는 길에 잠깐 들른 해변은 그저 그림일 뿐.. 갈 수가 없다... 이래저래 업고 내리고 업고 내리고~ 제임스 허리 나갈 판...조금이라도 덜 걸어야 붓기도 덜하기에... 그래도 이제 수영할 수 있다며 좋아하는 첫공~~! ㅋㅋ 어이가 없다.. 아픈데도 놀건 놀아야겠나 보다. 씐나게 노는 공주들 ~



허리 나가고 있는 제임스와 아빠 등에 업히니 그저 좋은 첫공!



이래저래 할일이 너무 많은 우리의 정해진 시간들은 물 흐르듯 마구마구 지나간다. 물놀이하면 밥 먹이고 씻기고 ㅍㅎ 잠깐 있으면 또 물놀이 간다 하고 ㅋㅋㅋ 그러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다.

여기 리조트는 너무 오픈이 되어 있는 구조라서 커튼을 치지 않으면 지나가는 사람이 눈만 돌려도 안이 다 보인다..(계속 커튼 치고 있었음...ㅠㅠ) 성수기라 취소된 걸  땡 잡았네 하고 보지도 않고 대충 얻었더니... 허나 우리만 남의 시선을 의식할 뿐인거라... 그래도 뭐 애들은 다 좋은가보다.

 

 

 

아직 애기라서 좋아

 

아침이 되고 짐을 챙겨 브런치를 먹으러 갔다. 항상 여행의 끝은 아이들과 근처로 브런치 먹으러 간다. 바닷가 바로 앞에 너무나도 예쁜 카페~~ 근데 막둥이 입이 겁나 나왔다? 왜 그러냐고 물어봐도 모른다고만 하고 이래저래 기분을 맞출 수가 없고 메뉴도 다 싫단다.


배고파서 기분 나쁜지 모르는 막둥이 ㅋㅋㅋ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제임스랑 나는 햄&치즈 크루아상이랑 클럽 샌드위치 둘째는 아침부터 너겟&칩스 첫째는 팬케이크&아이스크림, 막둥 메뉴 안 고름... 근데 갑자기 막둥이 눈이 번쩍! 너겟을 달라고 하더니 와구와구 먹기 시작한다 켁~'
그래! 역시 배가 고팠던 거군~! ㅎ

아이들이 이유 없이 짜증을 내는 건 잠 온다! 배고프다! 정말 이 두 가지가 끝인 거 같다 ㅋㅋㅋ아직 애기애기한 너가 한없이 좋은 엄마는 흘러가는 시간이 오늘도 너무 야속하구나....




 





동생이 먹기 시작하니 더 내어주는 둘째 우리 집은 서로 나누는 게 일상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딱히 음식으로도 장난감으로도 욕심을 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그런 우리 집을 다른 집들은 매번 너무 신기하다고들 한다.

바닷가 구경하면서 맛있게 아침 먹고 두 공주들이 바다에 들어가고 싶어 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바로 앞 놀이터로 왔다. 근데 아까 카페에서 옆자리에 앉아 계시던 노부부께서 강아지를 데리고 오더니 아이들이랑 훈련을 좀 해도 되냐고 하신다.

우리 아이들이 너무 예뻐 보이셨다고... 너무 감사~! 신기했다 이런 적은 또 첨이라 ㅎㅎ 당연히 좋다고 했더니 가방에서 강아지가 먹을 것을 꺼내셔선 아이들에게 각자 주고 기다리고 먹이고 하는 걸 반복하신다.


이미 다 커보이는 6개월 된 강쥐 ㅋㅋㅋ



알고 보니 이 강아지는 학교에서 디세이프키즈(장애아동) 클래스에서 아이들 심리 치료 교육을 담당 한단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직업을 가지고 있는 이 녀석이 참 대견하다.ㅎ 그리고 지금은 6개월 베이비인데 겁나 커질 거랜다.

"사실 지금도 너~~~ 무 큰데.... 6개월밖에 안됐다고?" 하니

엄청 커질 거라면서 ㅎㅎ(우리나라 삽살개 같은 종???) 그래도 이런 교육하는 걸 해 보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우린 역시 럭키 가족인거죵~~~


이번 여행은 뭔가 아숩다 ...

 

 

 

 

선진국이라는 가면을 쓴 넘쳐나는 오진들...

 

그렇게 아쉬운 결혼기념일 여행이 끝이 났다. 정말 내 평생 잊을 수 없을 듯 하다. 두 달 여가 지난 시점에 첫공 발 체크가 있을 거라고 했는데 병원은 오지 말랜다. "어엉??? 오지 말라고??? 그럼??" 그냥 체크만 하는데 실제로 안 만나고 그냥 통화만 한다고.. 첨엔 모르고 그냥 병원을 갔다 4주 뒤에 레터가 왔길래! (시간이랑 다 적혀 있어서 갔더니 전화로 하는 거랜다 헣..밑에 적혀 있었으나....전혀 읽지 않고 날짜랑 시간만 체크한 안나....)

그때 보더니만 뼈 끝을 자세히 보니까 좀 지저분하게 깨졌다며 앞으로 반깁스를 2달은 해야 할 거 같단다..ㅠㅠ 근데 다시 연락을 줄테니까 병원을 오지 말란다...


'헐 이 뭔 멍 소리인 거?'

"엑스레이 안 찍어??? 확인해야지~!"


하니깐 한단다... 허얼... 자기들 입장에선 코로나 때문이라고 하는데 어이상실...


'뼈가 부러졌는데... 붙었는지 체크를 안 한다고??'


그러면서 "우선 레터를 보낼게!" 하는 거다...(그눔의 레터!!! 😤) 그로부터 한 달 반여가 지난 뒤에 다시 레터란 놈이 왔고 다음 주에 전화를 하겠다는 예약 시간이 적혀 있었다. 것도 8시 20분에 전화 한댄다. 애들 등교시간인데... '미칭 겅가!' (짜증 이백만 개!) 시간이 지나 그날이 되었고... 우선 학교로 일찍 가 있다가 전화를 받고 애들을 바로 보내야겠단 생각에 출발  했는데 하필 비가 미친 듯이 쏟아진다.

근데 20분이 지나가는데 전화가 없다? '이거 뭐야? 전화 안 오네?' 안 되겠어서 비를 맞아가며 애들 가방 메어주고 정신이 없는데 전화벨이 울린다...$%$#욕! 🤯애들을 다시 다 태웠다 뭔 이런...! 온몸이 다 젖은 채로 전화를 받았더니 대충 몇 가지 신원파악 후 첫째를 바꿔 달랜다. 그리고 통화를 하는데.... 내용인즉슨,


"재활에 적힌 발 운동은 잘했느냐!"


"걸을 때 어디가 땡기는 부분이 있냐! 불편한 곳은 없냐!"


"발을 위로 꺾을 때 뒤로 했을 때 느낌은 어떻냐!" 등등


그러더니 나를 바꿔 달랜다. (빗소리 때문에 하나도 안 들림...)

의사 왈,


"이제는 반깁스를 풀어도 좋다 오늘부터 당장! 그리고 뼈는 다 붙은 거 같으니까 일상적으로 생활하되 뛰는 건 조금씩 시간을 두고 하고 격한 운동은 앞으로 길게는 6주 즈음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물었다.

"엑스레이는 안 찍나요?"


안 찍는단다~! "그럼 어떻게 붙었는지 아는데?" 그랬더니 "그럼 당연히 고통이 있을 거고 분명 불편한 곳이 있을 거다!" 라고....하~~~~~~~용암처럼 끓어오르는 분노에 도저히 화가 나서 통화를 할 수가 없다. 우선 끊어야 했다. 뭔 진료 같지도 않은 진료로 아이들의 소중한 등교시간이 오버되고 있었기에....

또 어찌해야 이 상황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하고 그 얘기를 태권도장에 전달을 했더니 아는 동생분도 애기가 운동하다 팔이 부러졌는데 이런 식으로 진료를 했단다. 근데 아이가 시간이 지나고 깁스를 풀었는데도 자꾸 아프다고 했다고... 그래서 결국 외부에서 다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하나도 안 붙었다고 다시 깁스해야 된다고 했다고! 이 뭔 멍 같은 경우가 있단 말인가~! 역시 쉽게 가는 법이 없는 이 나라...

 

(공짜라 아무렇게나 진료할 거면 공짜의 의미는 무엇이며...사실 그 공짜도 그냥 공짜가 아니라 세금에서 30% 따박따박 떼어내서 당신들 비싼 월급으로 주는 건데! 아놔.... 진짜 너무들 한다 싶다!)

안나와 제임스도 결국 GP를 가서 레터를 받고 엑스레이를 찍으러 갔다.. 근데 정말 하늘이 도와주셔서 뼈가 잘 붙었단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내 친구들은 항상 외국에 사는 걸 부러워한다. 근데 하나도 부러워할 것이 없다. 코로나로 인해 정말 우리나라만큼 의학이 발달하고 환자를 소중히 생각하는 나라도 없다는 건 이미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고 치안부터 시작해서 국민의식까지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개 부러워한다.

 

(이 눔의 나라는 도둑도 많고 죄책감도 없으며 남의 물건도 막 가져간다. 땅에 떨어진 물건은 주운 사람이 임자!! ㅋㅋ )

여기에서 오진으로 인해 오래 살 사람이 더 빨리 죽기도 하는 걸 너무나도 많이 봤다. 그렇기에 정말 한국이 너무 가고 싶을 때도 있었다...(사실 지금도 안 그런 것은 아니나...) 아이들이 이미 적응을 너무 많이 했기에... 애를 셋이나 낳은 선녀? 는 돌아갈 수가 없다... 둘이면 훨훨 날아갔을까?? 셋이어도 둘이어도... 몬간다 이젠...

 

두레박을 못 탄 선녀는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해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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