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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나는 여자아이가 할수 없었던 스포츠머리,남자아이옷은 항상 내것이었다(엄마에게 받고 싶었던 사과는 이미 상했다...)

별님셋 2022. 11. 2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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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먹은 사과

 

"엄마 나한테 진짜 왜 그런 거예요?"
".................... 내가 뭘..... 했다고 그랴~?"

어릴 적 내 머리는 항상 여자 아이가 할 수 없는 아주 아주 짧은 스포츠머리였다. 거기에다가 남자아이의 옷은 덤~! 내 동생이 아래로 5살 차이의 남자아이였고 내 위로는 딸만 셋이 더 있었기에 우리 집엔 남자아이의 옷이 없을 시절부터 난 항상 남자 아이 옷만 입어야 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보면 늘 헷갈려했다. 뒤에서 보면 분명 남자아이인데 앞에서 보면 이쁜 남자아이? 아님 여자아이 같기도 한?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나를 보면서 고개를 갸우뚱하는 일은 나에겐 늘상 있는 해프닝이었다.

이건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될 때까지 지속이 됐다. 이쁜 여자아이에게 한참 관심이 많을 남자아이들은 나와 짝을 하고 싶어 하지 않은 일도 있었고.. 그도 그럴 것이 여자 아이라고는 하는데... 그건 선생님의 말 일뿐... 겉은 그야말로 스포츠머리에 옷은 파란색이나 검은색의 진짜 남자아이 옷을 입고 있는 나를 여자 아이로는 절대로 볼 수 없었을 것이니...


그런 나는 언제나 놀림감이 되기 일쑤였고 혹여나 바지 내리는 장난을 하다가 바지가 벗겨져 속옷이 보일 때면 속옷마저도 남자아이 속옷인 나를 보고 안 놀리는 게 더 이상했을 수도 있었을 거다.

이쯤 되면 누군가는 왜 그런지 알겠다?는 분도 있을 것이고, 대부분은


"에이~그런 게 어딨어요?" 한다 ㅋㅋㅋ


다들 거짓말을 하는 줄 아는 때도 있었고 ㅋㅋ 그건 지금이 아니라 정말 아주 깡 옛날에나 있었던 일 아니냐는 얘기들도 한다.  근데 웃긴 건 우리 부모님이 지금 7~80대이시고 겉으로 봤을 땐 그냥 젊지 않은 아저씨? 아줌마의 모습이나 시골에서 태어나신... 것도 너무나도 옛날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가지신 분들이긴 하다.


이리 이쁜 막내딸을 .....ㅠㅠ

 

 

 

무속이 당신의 두려움을 잠식하는 이유

 

내가 그렇게 스포츠머리와 남자아이의 옷을 초등 5학년 때까지 해야 됐던 이유는 다 무속 때문이었다. 엄빠의 전 재산이 친한 친구의 사기로 거의 밑바닥까지 내려와 버린 상황에서 엄마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할 수 있었던 건 그냥 믿음?
그것이 헛된 믿음 일지언정.... 지금 생각하면 그 무속인의 머리를 다 뜯어놓고 싶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집은 딸 넷, 아들 하나~! 그것도 막둥은 귀하디 귀한 3대 독자! 전쟁통에 시엄니의 시엄니는 장자를 잃었고 일본 식민지 시절 강제 징역으로 일본으로 끌려가버려 허무하게 다시 장자를 잃어버린 엄마의 시엄니는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엄마를 너무나도 구박했고 그렇게 아끼는 하나 뿐인 아들이 엄마와 결혼을 하자 너무나도 젊은 시엄마는 그 모든 질투를 엄마에게 모두 다 쏟아내셨다 한다.

겨울 내내 우리를 먹이려고 엄마가 고구마 밭을 열심히 일궈놓으면 가서 밟아 버리거나 갈아엎어버리고 (귀하지도 않은 딸년들 뭐 그리 챙겨 먹이냐는 식...) 문을 창호지에 풀을 멕여 팽팽하게~ 손가락을 튕기면 소리가 날 정도로 깨끗하게 다시 다 발라 놓으면 지팡이를 가져와선 문을 다 찔러서 구멍을 다 내어놓고...


술을 먹고 들어와서 술주정은 기본에..... 아들 하나 못 낳은 xx 같은 며느리가 들어와서 집안이 망해간다는 둥~! 대가 다 끊기게 생겼다는 둥~! 그런 모진 세월을 겪다 보니 엄마는 더더욱 아들에 집착할 수밖에 없으셨고 그렇게 귀한 아들을 얻기 위함은 단순히 딸의 고통은 눈앞을 가리는 게 아니라 상관없는 일이었을 수도...


그렇게 원하는 아들이 태어나기 위해선 넷째인 내가 무조건 남자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어야 되며 아들이 태어나면 나의 기운을 그 아들이 계속 받아서 잘 될 수 있도록 그걸 유지를 오래 하면 할수록 좋다는 것~! 뭔 이런 개똥 같은 소리가 다 있는지....

그런 엄마의 이기심은 정말 오랫동안 지속되었고 그 덕분이었을까? 부산 상경 몇 년 후 엄마는 그토록 바라던 금둥이 막내 아들을 낳았다. 그때 셋째 언니가 동네방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동네 사람들~~~~!!! 우리 엄마 아들 낳았어요~!"


지나가는 사람들한테도


"아줌마! 아저씨! 우리 엄마 아들 낳았어요~!" 했단다


동네 사람들도 다 알정도 아들~ 아들~ 했단 소리~! 그치만 아들을 얻은 후로도 엄마는 아들을 향한 무한한 가능성을 바라며 그 욕심을 놓치 못하신 덕에 막내딸은 사람들과 가족들에게 어렸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놀림을 받아야 했다. 아무리 여자아이라 해도 남자같이 꾸며 놓는데 여자아이로 보이겠는가! 누구 눈에 예뻐 보이겠는가!

그래서 늘상


"야~! 너만 저기 다리 밑에서 주워왔냐?"~


"넌 너만 왜 이렇게 못생겼냐? 언니들은 다 이쁘게 생겼는데?!!!"


"너 진짜 남자 아냐?? 확인 좀 해보자!"


"니가 그렇게 생겼으니 자꾸 놀리지~!"

그런 말을 너무 오랫동안 들어온 나는 성격도 얼굴 인상도 변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입.툭.튀...)그러면 왜 불만 있냐며 그걸로도 또 혼나고 ㅠㅠ 그러니 난 무엇을 하면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늘 고민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엄마를 많이 도왔던 것 같다.  어린 손으로 빨래며 설거지며 .... 그러면 칭찬도 받고...그런게 사랑인 줄 알았다.

그리고 사진 찍는 것도 너무나도 싫어했으며 늘 사람들의 눈치? 아닌 눈치를 봤고.... 사람들을 불신했으며 결혼은 절대로 안 하겠다고 결심하며 남자들을 경멸했고 성인이 되어선 혹여나 나한테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로 못되게 했다.

사실 독신 주의도 그렇지만 우리 엄마는 동생이 사회에 완전히 독립을 하고 자리를 잡고 나서 시집을 가는게 어떻겠냐고 항상 그러셨다 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웃긴데 나도 그렇게 하겠다고 한거 ㅍㅎ(이거 가스라이팅인가 몽가???ㅋ)

이쯤 되면 그럼 결혼은 어떻게 한 건데? 하실 거다 ㅋㅋㅋ 제임스와도 정말 힘든 연애 스토리가 있다... 제임스를 정말 너무~나도 힘들게 했다...ㅠㅠ 그렇게 죄책감을 느낀 안나의 빈틈으로 눈치 빠른 제임스가 열번을 넘게 휘두른 도끼에 넘어간 안나 덕에 결국 제임스는 승자가 되긴 하였다 ㅋㅋ

사실 구해줘서 너무 고마운 거....(고맙소 제임스~!!) 물론 이걸 언젠간 얘기할 일이 있을까 싶은데.... ㅎ 정말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가 없을 정도로 힘들게 결혼한 스토리가 있긴 하다...나중에 정말 궁금해하는 누군가가 생기면...ㅋ

성인이 되면서부턴 뭔가 나를 끊임없이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삶을 힘들게 흔드는 것이 있었다. 예전엔 내가 정말 왜 이렇게 힘들어하는지 이해를 못 한 적도 많았다. 그래서인지 술도 정말 여자가 먹지 못할 양들의 술을 먹어대며 알수 없는 숨막힘에 몸부림쳤다. 뭐지??? 대체 뭐가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지???

근데 이게 다 어릴 적 나의 결핍과 상처가 문제였던 것을 스스로 내면 아이 치유를 하면서 알게 되었고 나는 그렇게 2년여를 거쳐 오면서 지속적으로 더 좋아지는 나를 느끼고 있고 긍정확언과 기도로 정체모를 마음의 불안증과 무언가 항상 두렵게 만드는 감정들이 점점 사라져 가는 것을 느꼈다.

한 번은 엄마에게 사과를 받고 싶어 얘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엄마는 늘 그러했듯이 그저 회피...


"라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라때는 다 그렇게 살았다...."라고.....


그런 때면


'내가 뭘 또 바라고 엄마한테 이런 걸 물어본 건지..' 싶다ㅋㅋㅋㅋ

 

'그래요~ 엄마?! 라때는요?????' '아~눼눼~~~암요! ~~암요!~~~'

 

 

 

 

 

 

 

부모와 자식의 끊을 수 없는 굴레?

 

누군가 나에게 물은 적이 있다. 당신께선 내 부모가 그랬다면 지금 보고 싶지도 않을 거 같고 잘하고 싶지도 않을 거 같다고... 나는 어떻냐고! 그래도 어찌도 그리 한결같이 부모님을 사랑하고 그리워하냐고.. 맞다...! 미운 적도 있었다. 내가 못 견뎌하던 그 부분의 이유를 찾았을 때 정말 숨을 못 쉴 정도로 힘들고 아팠다. 그리고 내면에서 울고 있었던 늘 외롭던 그 아이를 위로하며 더 가슴이 찢어졌었다.

그러나... 부모는 늘 애증의 관계라 했던가... 그래도 부모라고 부를 수 있을 때 많이 부르고 볼 수 있을 때 많이 보아두어야 한다는 말들을 이미 부모를 잃으신 분들에게 들을 때마다 같이 있을 수 없음에 그저 또 무너져 내린다. 아무리 부모에게 잘해도 세상을 버리심과 동시에 자식은 후회밖에 안 남는다는 게 내 생각이기에..

누군가에겐 내가 세상 답답한 효녀로 보일 수 있으나 있으실 때까지 마음을 다하는 수밖에.... 그 후회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 줄여질지 모르겠으나..... 그리고 그런 세월을 겪고 살아야 했던 그 시절 엄마의 서러움과 아픔도 내가 부모가 되니 한 번씩 절실하게 다가올 때도 있다... 다섯은 그냥 키워지는 게 아니다....!

사실 아직도 딸들은 출가외인! 불필요한 존재...

 

'아놔! 근데 엄빠 아프고 힘들때는 그 존재들이 항상 큰 힘들을 발휘하는데 ...너무한거 아이가!!!'


오늘은 엄빠에게 글로나마 소심한 복수를 해본다. 맨날 다 필요없대~! ㅋㅋㅋ 아직도 딸은 다 이유없는 죄인이다. 웃픈 현실...(딱 조혜련씨 엄마 스타일 ㅋㅋ)

 

'결초보은 이라고요 엄마~! 죽어서도 은혜를 갚는다! 라는 말도 있잖아요~!'


딸들이 그 정도로 효심들이 깊다고 어른들이 지나가는 말로 하는 말들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 엄빠는 아실랑가 몰러!

엄마에게 받고 싶은 사과는 이미 상한지 오래지만 내 삶에 들어온 나의 아이들에게 언제나 공평하게 정말 되도록 놓치는 것이 없길 바라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하려 한다. 결핍과 상처라는 무서운 단어가 삶을 어떻게 바꿔 놓을 수 있는지 알기에... 그리고 항상 느끼는 거지만 잘 해준 것 같은데... 항상 불만 있는 넘!은 나온다..ㅠ 그래서 오늘 하루도 엄마는.... 엄마라는 이름으로 성장을 배운다.

 

 

 

너부터 챙기고...너부터 이해하고...
너부터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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