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

해외에서의 이사란...(이사비용 2편)

별님셋 2023. 7. 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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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은 뒤로 넣어둬

여름엔 찌고...겨울엔 지독하게 춥던 이 집의 추억을 뒤로 하고 떠난다. 참 오래도 살았다. 이 집에 처음 오던날 뭐 이렇게 더럽게 집을 썼냐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타일은 흰색이 회색빛이었고 곳곳에 공사하다가 내버려둔 타일들이 쌓여 있고... 여기저기 무성하게 나 있는 많은 식물들이 나를 겁나게 했으나... 그래도 사이즈 넓은 뒷마당을 보며 우리 공주들 정말 재미나게 놀 수 있겠다 싶어 앞일은 예상치도 못한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덥석 오겠다 했던 곳이었다. 찌는 듯한 불볓 더위가 한창이던 1월에 이사를 했다. 정말 헉소리나게 더운 이집은 설상가상 거실에 에어컨이 없어서 거의 찜질방 수준이었다... 허나 아이들을 위해서 그 더러운 타일 바닥을 매직 불럭을 들고 하나하나 닦아냈다. 시커먼 물과 발냄새...닦으니 금새 하얗게 변하는 타일들을 보며 안 닦을 수가 없었다.
 
 

여름엔 물놀이, 겨울엔 모래놀이~

 
 
 
얘네는 집에서 신발을 신고 다니니...더러운 건 당연했으다 그렇다 치자... ! 허나 발 냄새는 어쩔...고무장갑을 끼고 있었으나 금새 고무장갑이 물로 가득찰 만큼 더웠다. 그렇게 아이들을 에어컨이 있는 거실 쪽으로 대피 시키고 난  없는 쪽에서 닦고 또 닦고... 몇시간을 그리 했던지..지금 하라고 하면 절대로 못할 그 일을 그땐 엄마의 패기 하나로 버텼을까? 손톱이 다 깨지도록 쓸고 닦고 아이들 다칠새라 곳곳에 버려진 타일들을 치우느라 애들 모래놀이로 쓰던 조그만한 풀은 금새 깨져버렸다. 그렇게 치운 덕에 우리 공주들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넓디 넓은 뒷정원에서 심지어 자전거도 탈 수 있을 정도로 굿한 놀이터를 얻었었드랬다. 
 
사실 청소는 업체에 맡길까도 엄청 고민했다... 허나 말입니다...! 여긴 돈으로도 해결 안되는 복잡 미묘한 맘에 안 듦이 있습지요... 구석구석 엄마의 손이 닿아서 깨끗해진 곳에 아이들이 뒹굴뒹굴했으면 좋을 .... 뭐 그랬으면 좋겠는데... 여긴 돈을 줘도 청소를 하다 만건지... 이건 뭐 청소를 한건지 안 한건지...그래도 돈은 꼬빡꼬빡 받아가며 자기 주장 멋지게 하니... 돈을 주고도 다시 할거면 ... 차라리 내가 하는것이... 
 
그렇게 붙잡고 싶기만 한 추억돋는 7년이란 세월은 흐르고 흘러 첫공은 이미 중학생 우리 두공이랑 막공은 귀 막고 눈 막은 못 말리는 말괄량이들이 됐다.  막상 이사를 하려니 겁이 났다. 해외이민 십몇년차에 늘어난건 정말 짐 밖에 없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꾸만 튀어나오는 짐들에 정말 헉 소리가 절로 났다. 그런데 설상가상 한국 이사업체가 모두 없어진 상황...거기에다 요즘 렌트대란이라 이사 업체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허나 언제나 살아날 구멍이 있는 럭키가족! 아는 동생이 중국 이사 업체 전화번호를 준다. 어렵게 통화를 하니 다행히 주말에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갑갑한 이사 그리고 부동산...

차근차근 이사 준비를 했다... 큰 짐은 두고 자질구레한 것은 우리가 옮기기로 했다. 근데 부동산에서 보통 이사전날 키를 주는데 이사전날이 아닌 당일 9시에 키를 받으러 오랜다. 정말 이 뭔 기가 차고 코가 차는 상황이던가! 다른 동생들도 다들 전날 받았다기에 다시 연락은 해봐도 역시나! 그래서 정말 이사가 더 커지게 생긴 상황이 됐다. 근데 더 웃긴 건 중국 업체 사장님이 들고 온다는 트럭이 좀 작네? 헐.... 우리는 언제나 아주 큰 트럭 한대 분량이면 됐었고 나머지는 짐은 사이즈가 작거나 침대도 거의 다 분리해 놓은 상황인데도 2번을 왔다갔다 해야 한단다... 것도 다 옮겨질지 모르겠다는 이상한 소리 시전...하....
 
여긴 시간으로 뭐든 계산을 하기 때문에 한시간에 거의 백불이고 콜챠지로 기본 60불에서 시작하는데 난 정말 이해가 안되는게 왜 우리가 손님인데 자기들이 우리가 불러서 왔기 때문에 기본 60불을 붙여서 시작한다는게 전혀 납득이 안됐다. 그럼 이사를 전화로 예약하지 찾아가서 할까나??? 자기들만의 이상한 돈 버는 방식...이사를 하는데 날도 덥고 이 분들이 앞에서 이미 한 집을 하고 오시는 바람에 너무 급히 오느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기진맥진... 우리만 맘이 급하고...우리도 키 받자마자 계속 짐을 옮기고 있는 상황이긴 했으나... 너무 더디기만 했다...
 
결국 3시 언저리부터 시작한 이사는 저녁 7시를 훌쩍 넘긴 8시 근처에야 끝이 났다... 것도 짐 정리는 우리 몫....ㅠㅠ 그리고 정말 중요한게 더 남아있는데 그건 이사 나오기 전 뒷처리다. 카펫 청소와 타일 청소 및 집 청소까지도 모조리 우리 몫이다. 그래서 요즘은 부동산에서 아예 돈을 보증금에서 청소비를 떼어내고 준다고들 하던데 그 비용마저도 사악하다 들었다. 정말 쉬운게 하나도 없는 해외살이는 큰 일이 생길때마다 내 나라로의 귀국을 꿈꾸게 만든다.
 
이런 현실을 모르시는 분들은 마냥 해외이민을 그냥 드림처럼 생각하시는 경우가 있으시던데... 정말 평범한 사람들의 이민생활은 어마어마한 리스크를 동반한다는 사실을 꼭 감안하시고... 정~~~말 신중하게 이민이라는 결정을 하시길....전 정말 어쩌다 보니 여기에 와 있는 사람이었고.... 그러다 보니 이리 시간이 흘러버린 거지만... 아직 젊은신 꽃다운 청춘분들께선 특히나 가정이 있으시다면 각오를 단단히 하고 오셔야 버틸 수 있는 곳이라는 걸 반드시 생각하셔야 된다는...돈이 있어도 할일이 너무나도 넘쳐나는 해외라는 곳은 때로는 너무나도 지칩니다.
 
안나가 감히 뱅기 내리는 그날부터 딱 일주일 예상해 봅니다. 그 불편이란 것이 찾아올 것인데....흠......오만가지 시스템의 오류라는 것은 기본장착이며... (은행,택배,관공서,병원 등등등등등~~~~~) 그리고...복장 터져버리는 느림...또 느림....느림느림....모른척...느림...느림.... 예를 하나 들자면 우리 첫공의 겨울 점퍼를 4월에 시켰으나 7월 중순이 훨씬 지나 겨울이 조금은 끝나가는 시점에도 못 받고 있고요...5월에 연락 주겠다 해서 기다렸는데
"어쩌지? 아직 안왔는데???" 했으나...
우리한테 실수로 연락 안하고 그냥 들어오는 재고 소진으로 보이는 느낌적인 느낌...그러면서 7월 끝나는 쯔음에 연락 다시 주겠다며..아쉽게 됐다면서...과연 이걸 문명의 때 1등 대한 선진국!에서 사시다 오신 분들이 이해하실 수 있으실까 싶습니다...
 
이사 하나로 이리도 할 말이 많습니다....세상에~~~ 😭

이사 일주일이 조금 넘은 시점에 우리는 한국으로 여행을 갔다...채 정리되어지지 못한 짐들은 쌓아두고...ㅠ 아놔...안나 성격에 안 맞아! 안 맞아!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석달쯔음 부동산에서 인스펙션을 나왔다.(자기집 잘 있나 부동산을 통해서 확인하는 절차...석달마다 매번 있슴) 집 정리를 잠시 해두고 12시에 온다길래 그냥 나가 있으려고 10시 조금 넘은 시각 나갈려는 찰나에 차가 한대 들어온다... 어라???부동산 차네??! 어이상실! 너네는 역시! 약속도 니네 맘대로고~~~ 대단타뉘~아니 그럼 시간은 왜 우리한테 보내는 건데? ㅋ 여기저기 사진들을 찍고 하더니 아무 문제 없지? 하고 가려고 하길래 한마디 하는 안나! (없긴 왜 없겠노!~)
 
여기 창고 물이 새는데..우리 짐 다 젖을 정도로 새는데? 볼래? 여기저기 양동이에 물이 한 가득 있는걸 보더니만 비 많이 올때 찍어서 동영상 보내달라고 하는 찰나 물이 떨어지는 걸 보더니 사진을 찍어간다...그리고 카펫이 우리 오기전에 너무 더럽던데 청소가 안되어 있던 거 아니냐는 말에 그건 우리가 버닝스(대형 철물점)에 가서 카펫 청소하는 기계 대여해 주니까 그걸로 청소해야 된다고....뭐 이런 멍멍이 같은 소리를 시전하시며 떠나시더니... 평가서를 우리한테 보내준다..하....!!!(원래 세입자한테 집을 내어 주기전 청소를 깨끗하게 해 놔야 되는데 그렇게 안 하고 대충 정리하고 준듯...개털 엄청 나옴....본의아니게 우리는 개가 없으나 개가 있는 듯 살고 있다는....ㅠㅠ)
 
무지막지하게 많은 일이 있던 우리....1월 말쯤부터 얼마나 정신없이 살았던지... 너무 멘붕이 와서 한동안 넋을 놨던 것 같다. 이사 후 전집 주인으로부터 제임스한테 연락이 왔다. 집을 어떻게 이리도 깨끗하게 썼냐며 ... 고맙다고 .... 집을 내어준 감사함에 정말 우리 집 같은 맘으로 살았더랬죠~ 그대도 행복하시길... 
 

삶이 스쳤던 모든 곳...
삶이 스치는 이 곳에 봄이 날아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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