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생활

게이트 시험 제 2편:중고등입학시험 (중고등 처음 보내는 초보엄마)

별님셋 2022. 10. 2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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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넘어가보는 산들..

 

스펙터클한 3월이 지났다. 그 지겨운 코로나 덕분에 시험도 여러 그룹으로 나뉘고 코로나에 걸린 아이는 다른 날에 치기도 하니 의도치 않게 시험 문제가 유출이 되기도? 하고 ㅎ 실기는 알고 들어가는 것과 그냥 들어가는 것에 큰 차이가 나기에 미리 준비를 할 수 있다면 거의 무조건 붙는다고 봐야 한다. 우리 첫째랑 같이 시험 보는 친구가 그러했다는요~ 그 아이는 원래도 실력이 출중했다. 그치만 더 잘했다는 후문이 ㅎㅎㅎ

사실 30명만 존 외에서 뽑는 것이기 때문에 부모들이 예민해질 수밖에 없다( 600 vs 30 ) 허나....우리집은 예상외로 정말 기대를 안 하고 있었기에....(사실 미술 경력이 너무 짧음..3개월..ㄷㄷ) 별로 괴념치는 않았지만 실기 빼고 게이트는 [Aset] 잘 봤으면 했다.


제임스에게 문자가 왔다.

 

"여보 우리공주 실기 1차 합격했대요~!"


"네에???? 헙... 진짜요????"


정말 기대하지 않았는데... 웬일인가 이. 거. 시..... 너무 고마웠다... '그래도 성취감을 만끽하겠구나~!!!' 그리고 다음번 2차 포트 폴리오가 남아있다는 메일이~ 두둥~ 흠..... 숙제가 어마어마하겠구나.. 다시 전쟁이 시작되었다.

2주 정도의 시간 안에 미술관에 가 맘에 드는 그림 하나를 픽해서 감상문 하나를 적고 그림이나 만든 거 포함 10가지 정도만 가지고 프레젠테이션 해야 한단다. 선생님과 수업을 늘리고 정신없이 준비했다. 지금 생각해도 선생님께 너무나도 감사하다. 살면서 자꾸자꾸~~ 보답해야지~! *^^*

 

 

 



어떻게 어떻게 당장 내일 코 앞에 다가왔다. 제임스와 내가 같이 가기로 했다. 근데 한밤중에 제임스가 갑자기 나를 깨운다.

 

"여보 나 몸이 너무 아파서 코로나 검사했더니 양성이네요.."


자기가 생각해도 너무 어이가 없는 얼굴 표정과 급 열이 펄펄 끓는단다... 보니 39가 넘는다 헐..... 백신을 3차까지 맞았는데 걸리다니... 우리 집 여자들만 멀쩡한 상황... 역시 쉽지 않다고 ㅋㅋㅋㅋ

제임스를 격리? 시켜 놓고 멀쩡한 여자 둘이서 출발을 했다.  두근반 세근반....엄마도 긴장을 했는데 우리 첫째 역시 말이 하나도 없다...녀석...! 학교에 도착하니 이미 움직이는 사람 몇이 보인다. 마스크를 단단히 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며 우선 오피스로 갔다. 먼저 방문자 스티커를 발급받아 붙이고 앉아 있으니 멀리서 학교 선배들이 와서 이름을 불러 체크 후 같이 길 안내를 해준다.

언니야가 참 이쁘다 ㅎ 가는 길에 첫째가 긴장한 걸 눈치챈 듯 슬쩍 본다. 그러더니 너무 긴장하지 말라고 괜찮다고 한다.


"학교가 참 좋네~ 글고 너 교복도 너무 예쁘다!~" 그러니


자기도 우리 학교 참 좋다고 생각한다고~그리고 첨엔 많이 헤매기도 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ㅎ 교복은 자기 생각에도 너무 예쁘고 맘에 든단다. 그러면서 오늘은 그냥 교복인데 아트 셔츠 이쁘다고 우리 첫째한테 알려준다 ㅎㅎㅎ 귀여웠다~ 그리고 나의 중등이 떠올라 가슴이 퐁퐁거렸다.

아트 전용 빌딩으로 들어가니 앞에 대기자가 두 명이 있다. 한 명은 너무 많은 자료와 만들기를 상자에 가득... 순간 '헉~ 우리도 저렇게 들고 와야 하나???' 싶었지만 '분명 10가지면 충분하다 그랬는데...' 하며 그저 망상을 접기로 한다. 잠시 후 안내하시는 분이 오셔서 첫째만 데리고 가 맘에 드는 그림 3가지만 픽을 하라고 해서 따로 사진을 찍어 두셨다 한다. 그건 나중에 선생님들께서 보시는 용? 인가했다.

두둥~~~ 드디어 우리 첫째 차례가 왔다. 이쁜 선생님 두 분이서 우릴 맞아 주신다. 이것저것 선생님들이 물어보신다. "시험은 어려웠냐?" "재밌었냐?" 재밌었다 그러니까 "어떤 부분이 제일 좋았냐" 등등 ㅎㅎ 일부러 긴장을 풀어 주시려고 그러신 듯했다.


그리곤 작품을 보시며 "그래 뭐... 이거 좀 볼까?" 하신다. 아이가 만든 조각상을 보며 "이거 어떻게 만들었어?" 하니 쪼마난 입술로 얘기하기 시작하는 공주.... 근데 난 우리 공주가 우는 줄 알았다. 목소리가 너무 심하게 떨려서 ,,,,,ㅠㅠ


'그래.... 엄마도 떨리는데 우리 공주는 말해 뭐하겠노...!'

그래도 차분차분히 어떻게 만들었는지 설명을끝까지~ 야무지게 한다 설명 후 질문이 나왔다.


"그럼 이거 둘 중에 어떤 재료를 썼어?" 하니정말 0.1초 만에 툭! 던지듯이 재료를 얘기한다.


"그렇지~!" 선생님이 활짝 웃으시면서 자세가 아이 앞으로 살짝 숙여지셨다. (저거슨.. 긍정의 반응???)

그러시곤 "그럼 이제 다른 것도 좀 볼까?" 하시는 거다. 그러니 우리 첫째가 미술관에 가서 픽한 사진을 보면서 자기가 느꼈던 점을 그 떨리는 목소리로 얘기를 하는 거다... 기특했다... 너무 달라 보이는 우리 딸이 너무나도 기특했다. (엄마 완전 감동) 근데 우리 딸 설명 도중에 선생님이


" 어 그래? 넌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그럼 너 적은 거 좀 더 볼 수 있을까?"

 

하시면서 감상문을 가져가시는 거다. 뭔가 맘에 드는 해석이 있으신 듯했다. (최대한 포커페이스 유지하시는 듯한 느낌 ㅎ)
그림 감상문은 거의 다 첫째가 적게끔 했고 고쳐주거나 하는 것은 서론인 거 같은데 본론 줄에 들어가 있는 것 같으면 줄을 옮겨 주는 정도.. 억지로 끼워 맞추거나 어려운 단어도 쓰지 않았다. 내 아이의 기준에서 맞지 않는 단어는 거짓이라 생각했고 그렇게 되면 어른의 개입이 보이는 것은 물론 머리에 남지도 않고 다 보여주는 거짓말이 되니까 그건 나도 싫었고 선생님께서도 권하지 않으셨다.


못하고 좀 부족하더라도 솔직한 게 제일 좋다고... 사실 나도 그런 생각이었어서 그 부분엔 이견이 없었다. 선생님들께서 다른 포트폴리오들을 보기 시작하셨다. 근데 정말 웃긴 건 선생님들도 전문가들이라 미술 선생님께서 도와주신 부분들은 귀신같이 집어 내시는 거다! ㅋㅋㅋ 근데 우리 공주가 이미 미술 배운지도 얼마 안 되었다고 얘기도 했고 어려운 데생 같은 경우는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솔직하게 얘기를 다했다.


(미술학원이랑 얼마나 배웠는지에 대해 물어보심) 오히려 너~~ 무 많이 솔직한 우리 공주를 귀엽게 보시는 듯했다.근데 한참을 보시더니 이제는 나한테 질문을 하신다.


"근데 왜 다른 학교를 1 지망으로 넣은거야???"


"어...엉????" 난 사실 게이트도 첨이고 지금 존에 따른 학교를 그냥 서류에 넣는 건 줄 알았다 사실 아는 게 너무 없어서 정신이 너무 없다! 그랬더니,

이제 한 일주일 안에 모든 게이트 점수가 우리한테 온다. (아직 게이트 점수 나오기 전임) 사실 내가 너희한테 줄 자리가 있을 것 같은데 너가 만약에 1 지망을 우리 학교로 해 두지 않으면 붙는다 하더라도 뒤로 밀린다 하시는 거다. 헙~! 너무 놀라서

"그럼 어떻게 해야 되죠?" 하니

 

"내가 전화번호를 줄 테니 오늘 당장 1 지망을 우리 학교로 바꿔!"


그러면서 메모를 주신다. (얼른 챙김) 그러곤 선생님이 우리 첫공을 보시면서


"우리 학교는 토요일 미술 수업이 계속 있을 건데 할 수 있겠어?" 하니


우리 첫째 0.1초 만에 "네~!" 한다 ㅋㅋㅋ 그래서 영잘못 엄마는 한마디만 어필했다.


"우리 아이가 다른 건 몰라도 정~말 부지런하고 약속한 건 지키는 아이다"


그랬더니 너무나도 좋아하신다 ㅎ 그렇게 초대해 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2차 면접이 끝난다. 그렇게 면접이 끝나고 바로 전화를 걸어 1 지망을 바꾸고 미술 선생님께 오늘 인터뷰에서 들은 말들을 전했더니 오지들은 그렇게 확답식으로 말을 절대 하지 않는다며 짧은 시간에 급하게 준비한 시험이지만 기대는 한번 해보시자며 ㅋㅋㅋ

 

 

운 좋은 너란 녀석이란!

 

그로부터 1주일 정도 후 제임스한테 문자가 왔다. 첫째의 게이트 시험 결과가 나와 있었다.  흠....ㅋㅋㅋ 공부는 준비는 많이 못했으니 예상은 했으나 그래도 선빵? 은 한 것 같았다. ㅎ(엄마 기준) 기특한 녀석... 그래 그래 이거면 된 거여~~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잖여~~~^^ 공부 따로 미술 따로 그게 어디 쉬운 일이가! 

모든 시험의 마무리 후 몇 주 뒤 수학 선생님께서 문자를 보내셨다. (모든 부모,선생님들 다 합격여부 기다리심..)

"어머님~~~ 공주 아무 소식 없나요??? ~"


"네?????"

 

"오늘 발표 날이에요 어머니~~~!^^;"


(발표날인 줄도 모르고 있었...던 안나....) 순간 거짓말 같이 제임스한테 문자가 온다.


"여보 윤채 합격했대요~! 너무 고생했어요~!"


헙..... 케감동.... 순간 멍~~ 했다... 아놔 진짜.... 뭐야.... 우리 딸 해냈네~~! 대박~~

수학선생님이 그러신다.


"어머님같이 그냥 맘을 아예 놓고 기대를 안 해야 하는 거예요? 다른 분들은 스트레스로 밤에 자지도 못하고 그러시는 분들 많은데~~!"

맘을 놓은 게 아니라... 이미 성취를 반을 했으니 그것으로도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을 뿐...뭐 합격 여부도 안 중요했던 것은 아니었슴다 ㅋ 모든 것이 감사할 따름이었다. 그래도 붙었으니 이런 농담도 가능한 것이었고... 주변에 되지 않은 아이 엄마들을 보면서 급 현타가 와서 한동안 맘이 편치 않기도 했다.

둘째도 점점 늘어가는 중 ㅎ 기특한 녀석

 

첫째도 여전히 열심히 하는 중~^^



장장 5~6개월의 전쟁이 막을 내리고 새로운 2막의 시작을 알리는 합격소식은 첫공 양쪽 어깨에 커다란 뽕이 들어가게 했고 해보겠다~! 못하겠다~! 에서 자꾸 하지 말란 쪽으로 아이를 계속 밀어냈었던 어리석은 에미를 반성하게 했다. 내 권리가 아닌 내 아이의 권리인 것을.... 엄마는 오늘도 아이를 통해서 다시 한번 성장이란 것을 했다.

 

성장판은 반성이란 놈을 먹고 평생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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