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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별별 육아 "2탄" [두피찢어짐:머릿속에 땜통 생김]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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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별별 육아 "2탄" [두피찢어짐:머릿속에 땜통 생김]

별님셋 2022. 9. 2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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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별별 일....

 

너무나도 많은 육아 에피소드 중 세 번째 일은 우리 둘째가 두 살 반쯔음 이었던 것 같다. 욕실로 들어온 둘째와 나는 치카를 하고 있었는데 둘째는 조그마한 욕실 의자를 딛고선 자기도 열심히 이를 닦았다. 그런데 갑자기 발을 잘못 헛디덧는지 느닷없이 옆으로 넘어지는 게 아닌가! 가벼운 딱 소리와 함께 넘어진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고 나도 너무 놀라서

"괜찮아?"

하며 얼른 아이를 들어 올렸는데 그 순간 뭐가 옆으로 줄줄줄 흐른다...... 피였다.....그냥 뚝 뚝뚝이 아니라 줄줄줄.... 갑자기 온 상황에 난 패닉이 왔다. 내가 살면서 이렇게 많은 피를 볼 일이 어디 있었겠는가! 아이를 안고선 발을 동동동 구르면서

"악~ "어떡해! 어떡해!" "왜 어디?? 어디에~~?!!"

아이를 안고선 어딘지도 모르는 출혈 자리를 대충 손으로 막고 밖으로 뛰어 나가는 그 순간에도 출혈은 계속되고 놀란 제임스가 뛰어와서

"왜! 왜! 무슨 일이야?" 하더니

바닥에 떨어지는 피를 보곤 심각한 상황에  아이를 얼른 건네받아 여기저기 살피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나는 패닉이 와서 정신이 너무 없고 울고 발을 동동동.... 하......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그랬을까 싶지만... (사람이 피를 보면 정신이 이상해진다....ㅠㅠ 안 그래도 겁 많기로 유명한 나는 쓰러질 거 같았다.) 첨으로 제임스가 나한테 큰소리로

"여보! 제발 정신 차려요! 당신이 이러면 안 되잖아!" 우선은 다친 곳이 어딘지부터 찾고 병원 가자!"

 

 

그 순간 정신이 번쩍! 그때는 정말 신랑이 야간 출근이었던 것에  너무나도 감사했다. 우선 출혈이 계속되는 곳을 찾았다. 의자에서 넘어지면서 욕실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는데 거기에서 두피가 찢어진것 같았다.  빨리 수건으로 지압을 시키고 아이를 안고선 응급실로 달려갔다.

응급실에 갔더니 다행히 사람은 많이 없었지만 (호주에서의 기다림은 당연한 것이었는데) 그래도 아이가 어린데다 출혈이 있는 듯 옷이 온통 피였던지라...ㅠㅠ 접수 중에도 간호사가 다른 환자보다 우리를 더 응시하고 있었다. 접수가 다 되길 기다리고 있던 간호사가 얼른 와서 상태를 빠르게 살펴보기 시작했다. 간호사가 한참 보더니 지혈을 너무 잘 시켜서 그래도 피가 덜 난 거 같다고 잘했다며 오히려 안심을 시켜준다.

집에서 출발할 때수건으로 계속 상처부위를 눌러주면서 온 탓이었는지 어느새 지혈이 많이 되어 있었다. 붓기도 있긴 했지만 심한 편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이가 어리고 상처가 큰 편이라 오래 기다리지 않고 다행히도 바로 처치실로 들어가게 되었다.

의사가 깨끗하게 소독하고 정리된 상처를 보여주며 사실 이건 상처가 너무 깊어서 꿰매는 게 맞는데 아이가 마취할 때 주사도 못 견딜 거 같고 꿰매는 내내 통증도 있을 텐데 안 될 거 같다고 그냥 의료용 본드를 사용해서 붙이는 게 좋을 거 같다 했다. 난 그런 게 있는 게 너무 신기했고 아이가 안 아플 수 있다는 거에 감사했다.

 

 

 

 

 

 

 

 

 

 

 

땜통을 얻다....

 

원래 호주에선 아이가 다쳐서 들어오면 여러 가지 묻는 게 아주 많다. 어디에서 어떻게 다쳤는지는 상황을 알기 위해 당연히 묻는데 그거 말고도 아이가 뭘 하다 다쳤냐! 어디에서 놀다가 그랬냐! 엄마는 뭘 하고 있었냐!는 등등.. 아동 학대를 기본으로 해서 아주 세세하게 묻는다. 그리고 거기서 대답이 이상하다거나 회피하는 것이 있다거나 의심이 가면 경찰에 바로 연락을 한다고 들었다.

근데 나한텐 별로 묻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엄마가 눈이 팅팅 부어 있고 물어보는 내내 아이만 보면 눈물 글썽글썽... 안절부절..뭘 물어볼라 치면... "치카하는데..흑흑..넘..어..져..ㅆ..흑흑.." 간호사가 괜찮을 거라며 너무 패닉 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를 더 위로했다. 그러기에 더 물을 수가 없었을 수도... 집으로 돌아와 처참한 바닥을 보며


"이 많은 피를 쏟은 우리 아가 우짜노~내 새끼"

 

하면서 울며 닦았다는....

 

그렇게 놀란 가슴 진정시키며 집으로 돌아와서 며칠이 지났을까....우리 둘째가 상처가 가려웠는지 머리를 긁... 어... 버렸다.ㅠㅠ 상처에 앉아 있었던 딱지가 살과 함께 떨어져 나가서 상처가 그대로 벌어져 피가.... 조금씩 나고 있었다. 얼른 아이를 데리고 다시 응급실로....


의사분은 이게 나으려고 안에 살이 차오르면 가려워서 아이들은 보통 그런다며 상처는 아이가 손이 가더라도 오픈해 둬야 한다는 말과 함께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이대로 잘 아물 거라며.... 땜통은 피할 수 없겠지만! 이라고..

허~~~~얼......
땜!.... 통!..... 이랜다...ㅠㅠ


딸이길 망정이지... (머리로 가릴 순 있쟈나 ~)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렇게 우리 딸 눈엔 보이지 않고 엄마 눈에만 보이는... 커다란 땜통을 얻었다.


별이 아프면 우주는 힘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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