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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

엄마의 반성과 반짝거리는 사과는 금쪽이를 빛나게 한다

별님셋 2023. 9. 21.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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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반성....

 

 우리 첫공이 하이를 가고 나서는 아침 7시40분까지 무언가를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어마어마해졌다. 아이들 잠 깸과 동시에 후다닥 모든일은 일사천리로 행해져야만 하거늘... 늘상 아이들은 잠과의 싸움을 해댄다. 어제만 해도 우리 두공이는 아빠를 따라서 다녀온 새벽 축구의 후유증으로 7시20분 언저리까지 거의 사경을 헤매듯 "린아~~ 일어나야지???" 하면 대답만 귀신같이 "네~~~~" 하고는 자기를 반복... 나는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도시락만 준비하고 아이들 먹는 것만 바라보는 사이 우리 두공이가 기절해 있을 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못한거다...

 

 두둥....7시30분....아무 생각없이 이제 가방을 좀 옮겨볼까? 하는 사이 뭔가 침대에 불룩한게 보인다???? 우리 두.공.이..ㅠ사실 너무 놀랐다...! 출발하기 전까지 10분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 허나 우리 두공이가 한국에서 심장이 좀 약하다는 진료를 받고...너무나도 극심한 피로와 짜증에 대해 이해하게 된 나는 그 동안 엄마로서 이해가 아닌 엄마인간 으로써 가끔 늦는 시간에 심장 쪼들려 화도 내고 짜증도 냈던 나를 반성하며...우리 두공이를 다그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그저 받아들이게 됐다.

 

 그리하야 오늘 우리 두공이는 정말 눈에 붙은 눈꼽만 떼고(입 옆 허~옇게 말라붙은 침은 덤...ㅠ)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고 교복 입고 신발만 신은 채 식탁 근처엔 와 보지도 못하고 내가 준비해 두었던 아침만 그릇에 담아 아침은 차에서 해결했다. 그러나 마음은 오히려 더 편했다. 난 아이를 다그칠 필요도 없었고... 아이는 다그침이 없는 엄마로부터 편안했다. 그런 엄마가 생각한 것은 먹는 것도 중요하나... 피곤하면 좀 더 자게 두고... 아침은 그릇에 담아서 차에서 좀 먹게 하자 였다. 물론 막공도 아직 많이 어린지라 다 먹지 못하면 원할 경우 그냥

 

"그릇에 담아 갈까?" 

 

하는 것이 이젠 정말 편한 일상이 되었다. 사실 우리 막공이는 두공이보다 움직임 뿐만 아니라 먹는 것도 훨씬 잘 먹는다...그러니 항상 똑같이 먹여도 유독 갈비뼈 훤하게 보이는 우리 두공이에게 조금이라도 더 먹여보려는 다그침은 일상이었다... 그런 다그침이 둘째에게 얼마나 상처였을까...뒤늦게 너무 많은 걸 깨달아버린 나는 첫째한테만 살짝 엄마의 반성을 얘기했다...

 

 사실 한국에서 진료를 봤는데...이러쿵 저러쿵 (혹여 궁금하신 분은 한국 한의원편....ㅎㅎ) 그러면서... 엄마가 우리 두공이가 체력적으로 너무나도 힘이 들었을텐데 이유도 모르면서 짜증을 좀 냈던 순간까지도 좀 미안하게 생각한다고...했더니만...우리 첫공마저도 자기도 가끔씩 두공이가 이유없이 너무 힘들어하고 아침마다 짜증도 많고 못 일어나는게 이해가 안 됐었는데... 그런일이 두공이한테 있는 줄 몰랐다며 자기도 많이 이해해 줄거라며...엄마 또 코 먹게 만드는 우리 이쁜이...

 

 극심한 반성을 한 나는 어느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다그침은 정말 누구를 위했던 것이었을까??? 그 순간 단순히 내 행복을 위해서 였던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빨리 준비하면 내가 편했고... 밥을 빨리 먹어도 내가 편한 것이었고... 아침에 5분 빨리 출발을 해도 차가 막힘없는 도로를 내가...! 엄마인간이! 편하게 갈 수 있으니....정말 나의 행복을 위해서 아이들을 다그치고 있었던 거다...

 

 그리 생각하니... 아이들에게 한없이 미안했다.. 엄마도 너희들의 엄마이기 이전에 한 인간으로써 내 감정에 충실했다고는 하나... 내 아이들은 가끔 너무 많은 부담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물론 절충의 미학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통제가 안되겠끔 풀어주어야 된다는 것은 아니나...우선은 아이의 체력과 몸 상태를 생각하면서 뭐든 이해해 보려고 한 결과... 우리 첫공이 어느날 한마디 툭 던진다. "엄마~! 요즘은 아침에 엄마가 린이한테 빨리 하라고 안 하네요??" 하며 의미심장하게 씨익~~~ 웃는다.

 

 

 

 

 눈칫밥 3년이면 풍월을 읇는다 했던가...아이들의 풍월은 그저 눈치였고 그저 알수도 없는 그 눈칫밥에 하루하루 가슴에 멍이 들었다. 부모라 하였던가...? 부모였던가....그대들은 누구의 부모인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 하였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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