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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생활

게이트 합격 후:뭉클했던 첫 오리엔테이션(중고등이 첨인 초보엄마)

별님셋 2022. 10. 29.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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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오를 준비

 

주말인데 집이 분주하다. 오늘은 우리 첫째가 갈 학교 첫 오리엔테이션이 있는 날이다. (오늘은 아트 스페셜만이고 전체는 12월에 한번 더 있다.) 뭔 엄빠가 더 긴장하고 맘만 조급한지... 붙어도 가지 않겠다고 하던 첫째는 게이트를 준비하면서 미술에 관심도 더 가지게 되고

"엄마 학교 가면 이것도 배워요??? 저거는요???"


"엄마 나중에 이런 것도 만들 수 있어요??"

 

하고 자꾸만 물어보더니.. 막상 결과가 나오니 간댄다?? 그래도 맘이 혹여나 흔들리고 가고 싶지 않으면 얘기하라고 계속 말했는데 그냥 붙은 대로 가고 싶다고... 희한했다 사실.. 당연히 안 간다고 할 줄 알았고 그런 줄 알았다. 사실 우린 무조건 아이의 의견대로 뭐든 해주려 했다.

이미 도전도 했고... 결과도  만족스럽게 얻었으니 무엇이든 괜찮았다. 그리고 우리 삶이 아니니까... 우린 그저 아이의 삶에 서포트 역할이지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항상 말해왔기에 뭐든 아이가 싫어하는 것이 있고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다 생각하면 뭐든 1순위로 아이의 입장에서 먼저 고려한다.

예전에 첫째가 3학년 때 즈음 라플란(전국 고사)이 있었다. 이 시험은 정부에서 진행하는 큰 시험인데 나도 여느 엄마들처럼 그걸 준비하기 위해 아는 지인을 통해서 수학 과외 자리를 어렵게 얻었다. 근데 아이가 과외를 다녀오면 너무나도 말이 없고 뭔가 안절부절 못하는 눈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3번째 수업을 다녀온 날.. 도저히 안 되겠어서 물었다


"공주야 선생님 무서워??"  "아니요..."


" 그럼 공부가 너무 어렵니?"

 

한동안 침묵 후 "아니요..." (이거구나...) 라플란도 역시나 수업 과는 좀 다른 부분들이 있으니... "못하겠어???"   하고 물으니 오랫동안 머뭇거리다 ",,,,,,,,,,,,, 할게요...." 한다. ㅠㅠ 그러며 닭똥 같은 눈물만 뚝뚝...


"공주야 엄마한테 정말로 하기 싫다고 얘기해주면 엄마가 당장 그만둘게... 엄마가 우리 딸이 이렇게 힘든지 몰랐어 미안해 공주야..."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아이가 3주 동안 낯선 환경(남의 집)도... 한국 사람이 아니니 좀 무섭고 1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을 것이고... 시험에 대한 재촉으로 많은 숙제도 부담이었을 텐데.... 여러 가지로 스치는 게 많았다. 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내가 뭐 하는 건가 싶고 아이가 이렇게 힘들었는데... 도대체 누구를 위해 욕심을 부린 거지? 아이를 위한다는 가장 하에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내 새끼 눈에 눈물을.... 오롯이 내 욕심만 채우려 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는 나중에 자기가 필요하고 답답한 때가 있겠지!'

 

생각하곤 당장 그만뒀다! 그렇게 한 뒤 다시 아이의 밝음은 빛이 나기 시작했다.  '하~그래 이건데! 내가 무슨 짓을 하건가!' 싶었다. 그 후로 거의 운동이나 음악 관련된 것 아니면 공부에 관한 과외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근데 5학년 초 즈음에 첫째가 자기 입으로 수학이 좀 답답한 게 있단다. 허얼~~~ㅋ  "그럼 엄마가 과외 선생님을 좀 알아볼까??" 하니 그리 해 달라고...

 

과외 선생님마저 귀한 이곳에서 운 좋게 얻어 시작한 수학 과외는 자기가 답답한 부분이 풀리게 만든 마법과도 같았으니 아이에게 자기만족을 극대화시키는 기회가 되었고 아이는 매번 과외를 다녀올 때마다 행복해 했다. 그리고 아이의 그 행복한 얼굴은 뭐든 다 때가 있다는 뇌를 울리는 종소리와 함께 성숙하지 못했던 엄마의 뼈를 때렸다는...ㅋㅋ 

또 주저리주저리 ㅋㅋ



그렇게 어리게만 느껴졌던 아이가 이제는 자기만의 고집도 생겨서... 스스로 자기 진로 결정도 하고... 정말 많이 컸구나 싶고.. 굳이 친구들 따라 안 가도 된다는 말도 신기하고.. 뭐든지 다 감사하기만 하다. (워워~~~ 압니다.. 심각한 도치 엄마 ㅋ)

오늘 오리엔테이션은 원래 우리 첫공이랑 아빠만 갈려고 했는데 내가

 

"여보야~ 사실 나도 가보고 싶어요.. 그리고 엄마들 말을 들어보니 첫째가 가는 학교를 동생들이 미리 둘러보면 동기부여도 되니 그냥 모든 걸 다 보아두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하더라구요~!" 


했더니.. 사실 자기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역시 부부는 닮는다 하던가 ㅎㅎ 통했쓰~~^^ 결국은 온 가족 출동하기로

했다.ㅋㅋㅋㅋ

 

후다닥~~ 학교 시간에 딱 맞춰 왔다. 오늘 오리엔테이션은 8시 45분부터 12시 30분까지이다. 근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다들 이제야 오는? 분위기... 뭐지?^^ 오예!  그런 덕에 차 파킹도 앞에다가 하고 또 완전 럭키하자놔 ~~~^^ 온 가족 출동 기념으로 언니야랑 다 같이 사진도 찍어본다. (막딩아 제발 앞 좀 봐줄래~~~ㅠㅠ 매번 캡쳐 수준)

 

 

 

 

긴장한 거 다~~보이는 우리딸 신발끈 메어 주시는 제임스~~




좀 있으니 선생님들께서 여기저기 분주해진다. 입학하는 학생들 명단 체크부터 하는데 줄이 어마어마하다. 우리 공주 완전 초 긴장해서는 말도 없고 얼굴마저 굳어서 엄빠까지 긴장을 하게 만든다. 역시 두부 심장을 가진 가족들일세~! 그러거나 말거나 세상 걱정 근심 없이 만화책 읽어대는 두 녀석들이 너~~~ 무 부럽다.


명단 체크 후 잔뜩 얼어서 들어가는 첫공!




그렇게 명단 체크가 끝나니 아이들은 선생님들이 인솔해서 강당으로 데리고 가시고 부모들은 모닝티 마시며 앞으로 아이들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 들을 곳을 알려주신다. 이곳에는 미리 봉사자 분들이 모여서 간단한 티와 나중에 아이들이 쉬는 시간에 나와서 간식과 점심으로 사 먹을 수 있는 것들을 준비하고 계셨다.


얼마가 지났을까.. 교장선생님으로 보이시는 분이 오셔서 내년 학기와 스페셜 클래스가 진행되는 스케줄에 대해서 간단히 브리핑을 하셨다. 그래도 한참을 잘 버틴다 싶던 우리 막딩이 드디어 집에 가자고 난리가 났다. 여기저기에 드러눕기 시전 하시고.. 그래.. 눈치 없어야 하는 너는 그렇게 해도 된다...ㅠㅠ 따라와 준 것만으로도 얼마나 고마운지 ㅎㅎㅎ

 

그래도 언니 학교가 신기하긴 한지  여기저기 둘러보고 좋아라 한다. 그러고는 여기서 "와~~" 저기서 "우와~~"

 

"엄마 언니야 학교 좋다요!" 하는 귀요미

 

"그래? 그럼 너도 여기 오자 마~!" ^^

 

얼마가 지났을까..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기다리던 우리 첫공이 보인다. ~~ 갑자기 감동이 밀려온다... 팔불출.. 그 사이 얼마나 보고 싶었는지...ㅠㅠ 아직도 긴장이 다 풀리지 않은 얼굴로 줄 서선 뭐라도 사 먹겠단다 


'그래 뭣이 또 그래 묵고 싶을꼬 우리 공주가~~~!'


핫도그랑 아이스폴 하나 사서 오더니 조용히 먹기만 한다. 엄빠는 조급증이 와서 다다다~~~또 입을 턴다.


"어땠어?"

 "친구들도 좀 만났어?" 

"선생님은??"


아고야~~~ 지금 생각하니 왜 그랬을까 싶다 마... 그냥 좀 냅둘껄 ㅋㅋㅋㅋ

 

 

뭐라도 먹어보겠다고 줄 선 공주가 너무 보고팠던 뭉클엄빠(옆에 딱 붙은 제임스 ㅋㅋ)

 


그렇게 짧은 만남이 끝나고 아이들은 다시 강당으로 가고 우리는 남아서 여기저기 학교를 좀 더 둘러보았다. 역사도 깊고 학교도 너무 깨끗하고 좋아서 맘이 편안하다. 집에서 좀 멀어서 좀 걱정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미리 걱정해 봐야 뭐 하겠는가! 항상 길은 열린다.

 


얼마 후 강당 쪽이 갑자기 시끌시끌하다. 얼른 가보니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이 오리엔테이션 중 챠콜을 사용해 그린 그림을 전시하고 계신다. 둘러 보니 우리 딸 이름도 보인다. 그래도 꽤 그린 것 같다 '뭐 저 정도믄 됐지 마!' (엄마 눈에만 다 잘해 보이는 마법!~ㅋ) 항상 기대 이상을 주는 우리딸램~~


쪼마난 이뿌니가 할건 다한다



그리곤 부모님들이 줄 서서 돌아볼 기회를 주신다. 그림 중에도 우리가 봐도 눈에 띄게 잘 그린 그림들이 있다. 세상에~~ 저거시 진종코 이제 7,8학년이 될 아이들 그림이란 말인가~! ㅋㅋ 다들 정말 열심히들 하는구나~! 그런 아이들이 모여서 공부할 이곳이 너무 기대가 된다.  언제나 어리다고만 생각한 우리 딸이 훌쩍 커서 벌써 중학생이 된다니...


'안아달라며 코 찔찔~ 흘리든기 언제 이래 커가!' ㅠ


길게만 느껴지던 오리엔테이션이 모두 끝났다. 정말 그제서야 급격하게 느껴지는 허기...아는 지인이 새로 오픈해 한창 인기 몰이 중인 근처 밍글(Minglee)로 달려갔다. 한동안 정신놓고 와구와구~ 먹기만 한 거 같다 ㅋㅋㅋ 정말 많이 시켰는데 다 먹어버린 우리 가족을 보고

 

"이걸 다 드셨어요?? 적은 게 아닌데???~~" 하신다 ㅋ

 

아침부터 긴장해서 너무 못 먹기도 했었지만 정말 지인이라서가 아니라 얼마나 알차고 맛나던지~~~( 완전 강추!!! 강추!!! )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맛있는 점심이었다.

 

 



 

Minglee · 131 Somerville Blvd, Winthrop WA 6150 오스트레일리아

★★★★ · 아시아 레스토랑

www.google.com

                                    《추천 안 하면 되는 맛집!》

 

예전에 앉아있으면 머리도 겨우 보였었는데....언제 저렇게들 커버린건지...



 

Piney Lakes Sensory Playground · Winthrop WA 6150 오스트레일리아

★★★★★ · 놀이터

www.google.com

                        《아이들 놀기 너무 좋은 공원》


돌아오는 길에 바람도 쐬고 할 겸 공원에 들렀다. 아이들 한참 어릴 때 많이 왔던 공원이었는데 우리 공주들만 부쩍 커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시간이 멈춘 듯 공원은 변한 게 거의 없다. 다시 깔깔대며 노는 우리 공주님들 곁에 살랑대는 바람이 따뜻하다.

우주의 광활함으로도 흐르는 별빛을 다 담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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